정말 장소부터 선정하기 쉽지 않았던 신혼여행지.

세계지도를 쫙 펼쳐놓고 신랑과 제가 가보지 않은 곳 위주로 신혼여행지를 고르니, 휴식처 2곳(몰디브와 피지), 관광 1곳(크로아티아), 반반 1곳(이집트 샴엘셰이크) 이더라구요… 해외에서 살기도 했었고, 해외출장도 엄청 많아서 하와이조차 해운대 앞바다처럼 느껴지는 우리 커플이기에…. 신혼여행지 선정은 불편한 이유가 있는 곳을 제외시키는 방법으로 결정했어요. 몰디브는 비행기 갈아타기 싫어서 탈락, 힘든일정은 싫어서 크로아티아 탈락, 반정부시위로 위험해진 샴엘셰이크 탈락 결국 피지로확정..

저흰 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라 우선 2주 휴가를 내놓고 피지 일정을 계획하던 중 약 7박9일이 적당하겠다 싶었어요.. 대신 다른 리조트보다 퀄리티는 많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숙박요금은 약간 저렴한 마나리조트로 선택을 했구요. 난디에서는 골프를 치고 싶어서 2박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론 잘한 결정이었던거 같아요.. 직항을 타고 피지에 도착해서 친절한 박재훈 현지 가이드를 만났습니다. Thuru(정장치마) 입고 계셔서 첨에 약간 당황했는데, 금방 익숙해졌어요.

1.즐길거리.

마나리조트는 사진처럼 매일 밤마다 다른 이벤트를 해줘요.. 저녁식사 후 산책겸 리조트 걷다가 구경하기 딱 좋죠. 마지막엔 게스트들도 함께 어울려서 놀수 있어요.

아침 8: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여러 무동력 장비들 빌려줘요.. 매일 깨끗이 소독도 해주고.. 바람때가 맞으면 호비캣도 할수 있어요. 저흰 추가요금 지불하고 제트스키도 직접 운전했는데 바다 멀리까지 나가서 투명한 바다속을 들여다보는게 끝내주더라고요.

패키지에 포함되어있던 Sea spray, 반잠수함, 스파 마사지 받는것도 모두 재밌고 즐거웠어요. 참치낚시 가려다가 포기했네요.. parasailing은 바람때가 안맞아서 예약 취소되구요. 굳이 스쿠버다이빙하지않아도 스노클링으로도 충분히 즐길 산호와 열대어가 많아서 정말 좋았어요.

떠나기 전날 난디에서 골프 18홀 쳤는데, 생각보다 여유롭지 않았어요. 피지는 한가하다고 해서 부킹도 필요 없는 머리올리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났던데, 이젠 아닌거 같아요.. 거의 풀부킹이었고, 평일 오전에 칠거면 차라리 한국 골프장이 더 한가할 듯 했어요. 그치만 캐디가 없는 점, 15번 홀 끝에 바다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마르고 보드라운 잔디 질과 편평한 코스만큼은 최고였어요. 다음 홀을 찾아 카트 운전하는것도 재밌었구요… 아, 2번홀 갈 때 자동차 다니는 도로를 카트로 가로질러가야해서 조심하셔야 해요.. -_-;;

2.음식.

인상깊었던건 a la carte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는거… 피자 1인분이 라지 1판 정도 나와서 둘이 먹어도 충분해요. 가이드 분은 클럽샌드위치 추천해 주셨는데 저희는 소고기버거가 훨씬 더 맛있더라구요.. 피지가 호주, 뉴질랜드에서 수입해오는 소고기에 자부심이 있다고 하더니 소고기는 정말 맛있었어요. 근데 부페에서 썰어주는 돼지, 닭, 소, 양고기 등은 너무 푸석푸석하고 별로 였어요.. ㅠ.ㅜ 저희는 주로 a la carte 메뉴에서 샐러드바와 버거 혹은 피자를 먹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답니다. 메인메뉴 2개는 너무 부담스럽게 양이 많아서요 ^^

아, 그리고 난디에서 먹었던 일식해물철판 구이… 정말 맛있고 최고였어요. 요리사도 너무너무 핸섬하고 친절하고.. +_+ 바로 앞에서 요리해주는데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참고로 첫번째 나오는 새우 구이가 젤 맛있었어요..

3.자연환경.

피지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이유!! 신랑이랑 둘이 north beach에서 스노클링 하다가 상어를 보았답니다. White reef shark 인데 약 1미터보다 조금 큰 크기였어요.. 유유히 저희를 돌아서 가더라구요. 그리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산호초는 지금까지 제가 다른 나라에서 스쿠버 다이빙으로 본것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웅장했습니다. 바다로 정말 조금만 나가도 view point가 엄청 많고.. 산호사이에 있는 예쁜 열대어들도 약 50종 이 넘게 볼수 있고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도망가지고 않고 오히려 다가와서 톡톡 건드리며 인사하더라고요.. 울 신랑은 노란 열대어와 키스도 했답니다. 간혹 피지 오셔서 물고기 손으로 잡겠다고 확 움켜쥐는 분들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해요.. 물고기들이 놀라면 사람을 무서워하게 되고, 이후에는 근처에 안오고 도망가는데 그렇게 되면 나중에 스노클링 즐기시는 분들은 가까이 볼수 없게 되잖아요.. 자연 그대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그들이 허락하는 대로만 얌전히 즐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4.시설

약 5성급 호텔에 견줄만한 친절함. 그러나 amenity는 부족한 것이 많아요.. 병따개, comb, 린스, 샤워가운, 손톱 줄, 화장솜, 면봉, 샤워캡 구비되어 있지 않으니 예민한 분들은 가급적 챙겨가심이.. 현지가이드 안내대로 맥주 사들고 왔는데 병따개 없어서 먹을때마다 로비까지 가서 따왔어요. 좋았던건… 물이 참 잘나오고 방 크기가 일반 도심의 5성급 호텔보다 컸던거.. 뷰레여서 1채에 우리만 있고, 밤하늘에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풍경과 새소리로 아침을 시작했던거, 커튼을 치고 베란다로 나가면 바다가 펼쳐져있고….. 천국같았어요.

5.기념품

퓨어피지, 기념품샵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박제훈 가이드와 이것저것 쇼핑을 많이 했습니다. 우크렐레도 사고, 마스크도 사고, 비누와 바디버터, 로션, 립밤까지 조금조그마하게 고마우신 분들이 있어서 여러 개 샀네요…

허니문을 그렇게 마무리 하고 돌아오는 공항편에 PP카드 있으신 분들은 꼭 라운지에 들러보세요. 탑승수속 하시고 1층 안쪽에 있어요. 현지가이드는 위치를 자세히 모르시더라구요.. 이곳에서는 리조트에서 찾아볼수 없던 망고 요거트, 구아바 요거트가 있어요!! 그리고 맥주와 와인, 간단한 샌드위치 드시면서 시원하게 앉아서 쉬실 수 있습니다. 피지공항 면세점에는 별로 볼게 없더라구요. 아, 면세구역에 있는 환전소에서는 피지 동전까지 모두 USD로 환전 가능하니 이용하시면 좋을 듯 해요. 저희가 리턴하던날 환율은 공항 밖에 있는것과 똑같았어요. 다행히 손해 없이 무사히 바꾸었네요..  

결혼생활에 지칠때쯤… 한번 다시 가족여행으로 방문해 보고 싶은 곳 피지.. 그때는 우리 2가족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행복한 추억과 짜릿한 경험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곳인거 같아요. ^^